"경기 때 보여주겠다" 벤투가 숨긴 '트릭', 대체 무엇일까
2022.09.21 02:01:18

파울루 벤투 감독이 말한 “다른 방식을 시도할 것이다”라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일단 당장 공개하지는 않았다.

벤투가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23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평가전을 치른다. 이번 2연전은 11월에 개막에 개막하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해외파 소집이 가능한 마지막 평가전이다. 최종 모의고사나 다름없다. ‘완전체’ 벤투호는 2연전을 앞두고 19일 오후 파주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벤투는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자리에서 벤투는 “우리 플레이를 발전시키면서 다른 방법을 시도할 것이다.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새로운 플랜을 예고했다.

이에 취재진이 “언급한 다른 방식이라는 건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던졌고 벤투는 “경기에서 보여줄 것이다. 기존의 아이디어와는 다르다.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사실 벤투식 축구 스타일은 대부분 예상이 가능하다. 한 번씩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시도를 하긴 하지만 보통 후방 빌드업을 통해 볼 점유율을 높이며 기회를 노린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나폴리)가 중심을 잡고 ‘황태자’로 불리는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손흥민을 지원한다.

벤투는 자신의 스타일에 맞지 않는 선수는 절대 발탁하지 않는다. K리그 무대에서 아무리 뛰어난 활약을 펼쳐도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 홍정호(전북현대)가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하는 이유다. 그런데 이번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벤투는 이강인(마요르카), 손준호(산둥 타이샨)를 오랜만에 불렀고 2002년생 양현준(강원FC)을 깜짝 발탁했다.


“다른 방식을 시도하겠다”라는 벤투는 어쩌면 명단 발표를 한 시점부터 이미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이번 평가전 2연전에서 3선 위로 다양한 걸 시도하겠다는 의미다. 수비진이야 카타르 월드컵이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큰 변화를 주기 어렵다. 김진수(전북현대), 홍철(대구FC), 김영권(울산현대), 김민재, 김태환(울산), 김문환(전북)이 카타르로 갈 확률이 매우 크다.

그렇다면 이번에 승선한 손준호, 이강인이 대표팀에 막판 경쟁 구도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손준호는 중국 리그에서 ‘산둥의 별’로 불리며 에이스 대접을 받고 있다. 뛰어난 후방 빌드업과 끈질긴 수비력은 현재 대표팀에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 대표팀의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는 정우영(알 사드)이었다. 정우영은 장-단점이 확실한 선수인 만큼 손준호가 정우영을 상대로 얼마나 경쟁력을 보일지 기대해볼 수 있다.

이강인은 2선 경쟁에 치열함을 더한다. 이강인은 올 시즌 라리가 무대에서 맹활약하며 마요르카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보기 드문 뛰어난 왼발잡이인 이강인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벤투호는 이전까지 세트피스 상황에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손흥민이 홀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강인이 합류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공격 옵션이 추가됐다고 볼 수 있다.

벤투호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한 조에 묶였다. 결코 쉽지 않은 상대다. 냉정하게 말해서 우리는 모두의 ‘1승 제물’로 여겨진다. 손흥민, 김민재가 존재하지만 전체적인 전력을 따져봤을 때 밀리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다가오는 국내 평가전 2연전이 더욱 중요하다. 월드컵을 앞두고 시험할 마지막 모의고사다. 각 대륙을 대표하는 강팀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최종 병기’가 필요하다. 이번에 벤투가 자신이 말한 것처럼 다양한 방식을 시도할지, 아니면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며 약관의 변화만 줄지 기대해볼 수 있겠다.
[스포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