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화장실서 오열".. '북한 국대 출신' 정대세, 은퇴
2022.10.29 22:05:00

[OSEN=강필주 기자] '인민 루니' 정대세(38, 마치다 젤비아)가 은퇴했다. 

일본 마치다 젤비아는 28일 홈페이지 등 공식 채널을 통해 전 북한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 정대세가 2022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정대세는 2021년부터 2년 동안 마치다에서 뛰었다. 

정대세는 한국과 북한 이중국적이며 북한 축구국가대표로 33경기(15골)를 뛰었다. 이 때문에 한국팬들에게는 '인민 루니'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일본 조선대학교 재학시절 일본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입단했다.

2006년 가와사키에서 데뷔한 정대세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총 114경기를 뛰면서 42골을 기록했다. 북한 국가대표로도 출전해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북한을 44년 만에 본선으로 이끌었고 보훔, 쾰른으로 이적해 독일 축구를 경험하기도 했다. 정대세는 2013년부터 수원 삼성에 입단해 2년 동안 뛰었고 21015년 다시 일본으로 복귀, 시미즈 S펄스, 알비렉스 니가타 마치다에서 뛰었다. 

정대세는 마치다 홈페이지를 통해 "최후의 최후까지. 정말 마지막까지 힘들었다"면서 "나잇값도 못하고 아직 할 수 있다고 발버둥쳤지만 변하는 것은 없었다. 괴로움은 여전했고 이 나이에도 서러워 몇 번이나 울었다. 하지만 기쁨은 목이 터져라 포효하던 그 때와는 이제 다르다"고 은퇴 심정을 밝혔다. 

또 정대세는 "몇 년 전부터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매 경기 화장실에 틀어박혀 오열하며 울었다"면서 "모두의 덕분이다. 이런 성격이 아니었다면 더 좋은 경치가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이기적이니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나. 아니다. 모두의 버팀목으로 지금이 있었다. 후회나 사람의로서 실패는 셀 수 없지만 분명 말할 수 있는 것은 이게 최선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대세는 "모래먼지 흩날리는 대학 리그 3부에서 올라왔고, 최고로 통쾌한 축구인생이었다. 많은 것을 축구를 통해 받아서 지금은 마음이 채워져 있다"면서 "그 시절 상상도 못했던 무대에서 정신 없이 뛰었던 17년 동안 종료의 피리를 불고 종지부를 찍는다. 느긋하게 가슴을 펴고 스파이크를 벗는다. 이기주의자가 돼 바보같이 섬세하고 감정적인 이런 내게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고 글을 마쳤다.

한편 정대세의 아내 명서현은 SBS '골(Goal)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서 'FC국대패밀리' 멤버로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