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잘싸”..안정환vs박지성vs구자철, ‘1대 4 8강 실패’ 대표팀 향한 뜨거운 격려
2022.12.06 08:23:14

[OSEN=강서정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8강을 향해 온몸을 내던지는 플레이를 펼쳤지만 축구 강국 브라질을 꺾는 건 쉽지 않았다. 12년 만에 16강 진출의 기적은 이뤘지만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대한민국은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1대 4로 패하며 월드컵 여정을 마무리 했다.

브라질은 전반전에만 네 골이나 몰아치며 이미 8강 진출은 멀어졌지만, 후반전에서 대한민국이 주도권을 잡고 흐름을 이어갔고 교체 투입된 백승호가 월드컵 첫 데뷔골까지 성공시키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 안정환 “인간의 한계 뛰어넘을 정도로 최선을 다한 선수들...너무 잘 싸웠다”

이날 중계를 맡은 MBC 안정환 해설위원은 경기 시작에 앞서 “우리 선수들이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후반전에 백승호의 골이 터졌을 때는 “이대로 무너질 수 없죠. 이게 대한민국이죠. 세계 최고 골키퍼 알리송도 못 막는 골이다. 저 많은 브라질 수비를 뚫고 해냈다”라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1골을 만회하는 선수들의 투지에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이어 경기장의 90%를 브라질 응원단이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들려오는 ‘대한민국’ 응원 함성에는 “붉은 악마의 응원이 우리가 16강에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라고 감사의 인사도 빼놓지 않고 전했다.

경기가 끝난 후 아쉬워하는 선수들의 모습에는 “미련도 남고 후회도 있을 수 있겠지만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뤘기 때문에 오늘의 경기는 잊고, 이제는 카타르에서 남은 시간을 좀 즐기고 각자 리그에 가서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길 바란다”라고 진심 어린 바람을 드러냈다.

여기에 덧붙여 “축구는 끝나지 않는다. 다음 월드컵을 준비하면 된다. 저 역시 선수로서 이런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의 마음이 어떤지 알고 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브라질 경기의 패배에 아쉬움을 가질 수 있지만, 지금은 선수들을 향한 응원이 더 필요한 때인 것 같다”라고 애정과 진심이 가득 담긴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마지막으로 안정환 해설위원은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월드컵만 응원해주시기보다는 평소에 대한민국 축구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내비쳐 더욱 깊은 여운을 남겼다.

♦ 박지성 “고맙다! 대단하다! 칭찬하고 싶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한국 축구가 4년간 준비해온 것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줬다. 12년 만에 16강에 진출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고맙다고 칭찬해주고 싶다”라며 박수를 보냈다. ‘영원한 캡틴’으로서 캡틴 손흥민에게는 “미안하다고 말하는데 오히려 팬들이 고맙다고 얘기할 것이다. 너무나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라고 격려했다. 이승우 해설위원도 “위에서 지켜보니 우리나라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보인다.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우 SBS 해설위원은 선수로서 4년 뒤 월드컵에 뛰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해설위원으로 데뷔하며 매 경기 화려한 입담으로 화제를 휩쓸고 다닌 이승우는 “해설위원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선수로서도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는 해설위원이 아닌 선수로서 다시 한번 (월드컵에) 도전하고 싶다. 월드컵 잔디를 밟고 골도 넣어보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에 대해 박지성 해설위원은 “4년 뒤 경기장에서 대한민국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멋진 모습으로 기쁘게 해줄 것이라 믿고 다음 월드컵을 기대하겠다”라고 응원했다.

♦ 구자철 “포르투갈전에서 이미 기적을 만들었고, 한 번 더 16강전에서 응원할 수 있는 기회까지 줬다”

KBS 중계진도 대한민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한준희 위원은 거침없이 기회를 골로 만드는 브라질의 플레이에 “브라질은 조별리그에서 득점포가 많이 적었는데, 여기서 다 터뜨리는 게 야속하네요”라며 안타까워했다.

구자철 위원은 “축구가 참 어려운 게...이변을 한 번 일으켜보자고 생각하지만, 그게 또 그렇게 안 돼요”라며 “저도 이렇게 힘든 경기를 많이 해 봤는데, 이럴 때는 뭘 해도 한 발 늦고. 정말 힘들거든요.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어요”라고 직접 뛰는 선수들에게 공감했다.

또 구자철 위원은 “스코어가 4대0까지 벌어지면 선수들은 흥분할 수밖에 없지만, 차근차근 할 수밖에 없다”며 “원하는 대로 다 이뤄지지는 않거든요. 모든 것에 순리와 방법이 있어요. 침착하게 뛰어야 해요”라고 대표팀 선배로서의 조언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스코어일 때 라커룸에서 무슨 얘기를 하게 되죠?”라는 한준희 위원의 질문에는 “아마 선수들이 아무 말도 안 할 거예요. 받아들이기 힘든 스코어이기 때문에...”라며 함께 분을 삼켰다.

힘든 상황에서도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던 한국은 후반 31분 백승호의 그림 같은 슛으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더 이상의 득점은 하지 못하고 카타르 월드컵의 여정을 마쳤다. 구자철 위원은 “사실 포르투갈전에서 이미 기적을 만들었고, 한 번 더 16강전에서 응원할 수 있는 기회까지 줬다”며 “너무 수고했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준희 위원과 이광용 캐스터 역시 “꺾이지 않는 마음은 축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 달라”며 중계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