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비즈니스 항공권' 이용한 박항서, 베트남과 인연 계속-쓴소리까지
2023.02.16 05:40:25

스포탈코리아=인천공항] 조용운 기자=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5년 동행을 마친 박항서(64) 감독이지만 인연은 계속된다.

박항서 감독이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2017년 10월 베트남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박항서 감독은 5년 넘게 지도하며 아시안게임 4강, 아시안컵 8강,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등 최초의 기록을 안겼다. 더불어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우승과 동남아시안게임 2회 금메달 등 베트남을 동남아 최강으로 이끌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을 떠나며 그간 보여준 노고를 인정받았다. 베트남 국영 항공사인 베트남항공이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는 항공편의 비지니스석을 평생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전달했다. 베트남축구협회와 체육부도 박항서 감독 송별회 자리를 따로 만들어 표창을 하기도 했다.

베트남에서 큰 사랑을 받는 박항서 감독은 한국에 오면서 선물로 받은 비즈니스 평생 이용권을 처음 사용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부끄러운 듯 웃은 박항서 감독은 "1년인줄 알았는데 매니저가 평생이라고 하더라. 베트남 정부에서 인연을 이어가자는 뜻으로 생각하고 있다. 베트남에 친구들도 많아서 한 번씩 보러갈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은 내려놓았지만 애정은 여전하다. 베트남과 이어갈 인연에 대해 "유소년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많은 곳에서 함께하자는 뜻을 전하고 있다"며 "다만 한국 사람이 베트남에서 유소년 축구를 주도적으로 하기란 쉽지 않다. 진전도 잘 안 되고 있어 부담도 느낀다. 그래도 연결고리를 계속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축구를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외국 진출이 한창이다. 올해 K리그에도 서울이랜드(응우엔 반또안), 천안시티FC(부민 히에우, 응우엔 깐 안)를 통해 베트남 선수들을 확인할 수 있다.

박항서 감독은 "한국과 일본 등 해외 리그에서 베트남 선수에게 관심이 많다. 그런데 베트남 구단들은 이적에 보수적이다. 베트남 선수들도 한국에 가는 걸 두려워한다. 예전 꽁푸엉과 쯔엉이 K리그에서 체력적으로 힘들어한 걸 안다"라고 경직된 분위기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또안은 K리그2로 갔는데 박충균 감독이 베트남 경험이 있는 만큼 특징을 잘 살릴 것으로 생각한다. 천안시티에서 뛰는 선수들도 톱레벨은 아직 아니지만 충분히 좋은 선수들"이라며 "베트남은 해외 진출에 오픈마인드를 가졌으면 한다. 나도 기회가 되면 미디어를 통해 계속 해외 진출을 이야기 할 것"이라고 베트남 축구 발전을 도모했다.

한국에서 이틀간 방송 촬영을 할 박항서 감독은 미래를 조심스럽게 그리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에서는 감독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박항서 감독은 "체력적으로 2~3년은 더 현장에 있을 수 있다. 장소, 나라, 직책에 따라 감독을 맡을 생각은 있다"라고 의욕을 전했다.